네이버프리미엄콘텐츠
-
<서울의 봄>이 담은 세 가지 감정-<서울의 봄>(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11. 30. 15:11
종종 우리와 잘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고 배우지만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 그 변화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 당장 먹고살기 바쁜 일상에 정치나 경제 소식이 중요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게 된다. 그런 역사의 변동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이나 그 일을 알고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사람들은 분노와 절망감 같은 감정을 느낀다. 영화 은 한국 역사의 가장 역동적인 순간이 담겼다. 1979년 12월 12일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그날 9시간에 걸쳐 벌어진 일을 보여주는 영화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다. 군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수장인 전두광(황정민)과 그의 동기 노태건(박해준)은 박정희 대통령이 살..
-
천박사의 그늘은 매력적이지만...-<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9. 30. 14:28
누구나 마음속의 그늘이 있다. 그걸 조금씩 드러내 놓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완전히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모든 것을 보이지 않게 감추고 살아도 과거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그 그늘의 영향을 시종일관받으면서도 그것을 티 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쓴다. 평생을 그렇게 벗어나고 극복하려 애쓰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한 사람의 성격과 생각을 만든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 그늘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개인에게는 극복할 목표를 주고, 그것을 극복하려 애쓰면서 좀 더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영화 은 주인공 천박사(강동원)의 그늘을 다루고 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천박사는 가짜 퇴마사역할을 하는 것처럼 등장한다. 그는 퇴마를 하는 회사를 만들고 민배(이동휘)를 직원으로 ..
-
드라마는 강하게, 공포는 약하게<인시디어스: 빨간 문>(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7. 27. 13:56
우리는 종종 가슴 아픈 일들을 만난다. 그렇게 만난 아픈 과거는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아픈 일을 완전히 잊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심한 상처를 남긴 과거를 완전히 잊기는 어렵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을 괴롭히는 그 일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마음에서 멀어져 간다. 그것도 단지 생각이 멀어질 뿐이지 마음 깊은 곳에 그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사람들은 그 아픈 일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앞으로 나가면서 과거의 아픔을 어느 정도는 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또한 그렇게 아픈 기억을 지우는 것만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과거의 일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미래를 대처하고 살아..
-
정해진 운명과 자유의지의 싸움-<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6. 23. 23:04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꽤 많은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주변의 여러 상황들, 성인이 되기 위해 해야 할 많은 것에 대해 다른 어른들에게 듣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방향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진짜 맞는지, 선택을 했다면 그게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펼쳐지든 그것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만이 온전히 알 수 있고 마지막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주변 어른들은 삶에서 해야 할 것들이 정해져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엔 자신의 경험으로 확고한 삶의 길이 있는 부모들과 의견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의 입장에선 자신의..
-
실패 후 다시 잡는 리바운드-<리바운드>(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4. 11. 13:10
무언가에 실패한 이후 다시 기회를 잡으려 애쓰는 시기가 있다. 마치 농구 경기에서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오는 공을 다시 잡으려는 행위인 리바운드를 하는 것이 그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수없이 골대에 맞고 튕겨져 나와도 다시 리바운드를 잡아내면 골대 근처에서 다시 한 번 더 골 넣을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리바운드로 잡은 기회는 그걸 못 잡은 것보다 시간이 덜 들고 덜 힘들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골을 넣기 위해 만들어왔던 주변 상황들을 그대로 다시 이용하면서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목표를 세우고 또 실패한다.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또 필요하면 주변 동료에게 패스를 한다. 결과를 얻었든 얻지 못했든 그 치열한 과정에서 적어도 자..
-
연기가 생동감을 살리지만.. 밋밋한 이야기-<교섭>(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1. 21. 23:11
일상을 살면서 ‘국가’의 힘을 느끼기는 어렵다. 학교를 가고, 회사에 가고, 주변의 장소에 가도 우리 눈에 보이는 건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이다.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조직이나 환경들은 국가의 노력이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국가는 개인의 능력을 이용해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더 많은 개인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환경을 같이 누린다. 하지만 그런 상호작용을 우리는 평상시에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국가는 우리의 일상에 늘 있지만 직접적으로 바로 느끼기는 어렵다. 어떤 순간에는 국가의 절대적인 힘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나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내외에서 누군가가 다치거나 납치당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공권력이 그 일을 해결하는데 투입된다. 국내에는 경찰이 그..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1. 5. 22:28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한 두 번의 큰 불행을 맞이한다. 가족 중의 누군가가 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대표적인 불행의 한 종류 일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남은 가족들은 그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견디고 또 견딘다. 그 과정은 꽤 길게 이어진다. 한 순간에 갑자기 없어진 사람은 평생 지워낼 수는 없다. 단지 일상을 살면서,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잠시 그 생각과 감정을 떨쳐내려 노력할 뿐이다. 남은 모든 가족이 마찬가지다. 황망스럽게 떠난 사람의 자리는 채울 수 없다. 어떤 경우에는 떠난 사람이 원하던 삶의 모습을 따라가기도 한다. 그 사람의 빈자리는 크지만 그것을 채우려 애쓰며 보내는 시간은 삶의 의지를 더 다지게 만들기도 한다. 때론 절망적인 감정들이 괴롭히지만 한 발자국씩 ..
-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영화-<데시벨>(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1. 19. 16:21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맞이한다. 갓난아기 시절에는 먹을지 말지, 싫은지 좋은지로 의사를 표현하지만 조금씩 많은 것을 거부하고 결정해나간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그에 대한 의견 표시를 부모에게 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그 결정을 보조해주지만 청소년이 되고 성인이 되면 수많은 결정을 해야 한다. 특히나 입시 시험은 수많은 문제의 답을 결정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성적에 따라 어떤 대학에 갈지를 결정한다. 수없이 이어지는 시험에는 정답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외의 문제들에 정답은 없다. 그리고 그 결정 이후 어떤 결과가 자신에게 주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을 하지 않으면 더 앞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