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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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옆엔 누군가가 필요해-<스크래퍼>(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9. 23. 22:39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누구나 홀로서기를 꿈꾼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면서 가장 원하는 건 자유일 것이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은 수많은 구속된 상황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목표다. 자유에 대해 바라보다 보면 주변의 도움이나 지원이 별거 아닌 듯 느껴질 때가 있다. 아무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다는 느낌은 어떤 사람의 도움도 거절하게 만든다.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나 아주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면 더욱 그 도움은 받기 어려울 것이다. 한참을 보이지 않거나 옆에 없었던 사람이 나타나 도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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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처럼 뜨거운 마감 직전의 마음-<어파이어>(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9. 16. 15:51
본 리뷰는 독립예술영화 활성화 캠페인인 '인디플렉스 시즌4'에서 제공된 관람권으로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는 종종 자기 자신의 고민에 완전히 빠질 때가 있다. 자신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가 눈앞에 있을 때 주변을 바라보기 힘들다. 주변 사람이 건네는 도움의 손길도 귀찮은 손길로 보이고, 좋은 조언도 잔소리로 들린다. 그렇게 눈앞의 고민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에서 들어오는 정보들이 하나 둘 왜곡된다. 그렇다고 눈앞에 있는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주변과의 관계는 흔들림의 진폭을 늘려간다. 뭔가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더 시야는 좁아진다. 글을 쓰는 작가도 있겠지만 우리가 학교 다닐 때 해야 할 다양한 과제들과 시험들을 떠올리면 그런 일들이 무척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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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DJ-<둠둠>(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9. 8. 10:00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청받아 개봉 전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삶의 방향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고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기 전에 내 삶은 이미 방향을 바꾸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변화를 모두 대비해서 준비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런 변화에 미리 준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의 시기는 20살 성인이 된 이후일 것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고 처음 느끼는 해방감을 마음껏 즐긴다. 대학에 가고 사회인이 되는 과정에서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려 하고 실제로 그 꿈을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 과정 속에서 오는 변화는 우리가 대처 가능한 예측된 범위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일 것이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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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의 상처와 결단-<갈매기>(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7. 23. 22:22
씨네랩의 초대로 개봉 전 시사회로 먼저 관람하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아줌마'라는 말을 들으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이기적이고 고집 있고 예의가 없는 촌스러운 이미지가 얼핏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사실 남성을 지칭하는 '아저씨'라는 말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왠지 더 어감이 좋지 못한 건 '아줌마'라는 단어다. 여러 미디어나 사람들 사이에서 무수히 전해지는 예의 없는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대 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만들어져 왔고 그렇게 소비되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의 모습이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반화의 오류다. 많은 아줌마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자신의 가족을 위해 일을 하거나 무언가를 하고 있다. 제 3자의 눈에 그들의 모습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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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사는 여자, 과거에 사는 남자-<카오산 탱고>(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24. 10:42
개봉 전 시사회로 먼저 관람하였습니다.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 늘 과거를 돌아본다. 어떤 음악을 들을 때 과거에 경험했던 어떤 기억을 꺼내 그것을 가만히 추억하면서 그때의 감정을 다시 끄집어낸다. 지금 현재의 공간을 살아가면서도 과거의 기억들은 문득 떠올랐다가 물이 흐르듯 서서히 빠져나간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과거의 좋은 기억들을 떠올리며 즐거운 생각을 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아픈 과거를 떠올리며 슬픔에 잠기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과거를 완전히 잊고 싶어 하지만 그 모든 기억들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쉽지 않다. 그런 기억들을 가지고 살아가다가 종종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가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도 하고, 과거의 일들을 잊으러 가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과거의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