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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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세상에 사랑을 담다-<원더랜드>(2024)영화와 맥주 한 잔 2024. 6. 12. 18:44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다가온다. 친척이나 지인, 가족 중에서 돌아가시는 분이 있을 때 처음 경험하는 죽음은 때론 슬프고 때론 조용하다. 조금 가까웠던 사람의 죽음을 만나게 된다면, 슬픔과 처음 맞닥뜨리게 된다.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된 이후에는 상대방을 현실에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길게 남는다. 장례식을 통해 짧게나마 작별인사를 하지만, 더 이상 상대방의 반응은 들을 수도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그렇게 죽음은 아주 긴 이별이 된다. 여기에 특별한 AI프로그램이 있다. 죽음을 맞은 가족이나 지인의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가 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AI 프로그램 안에 그 사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준다. 만들어진 가족과 영상통화 형식을 통해 대화하고 소통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죽음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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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자각하기까지의 시간차-<헤어질 결심>(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7. 3. 22:17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 호감을 갖게 되고 서서히 물들어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사랑이라고 자각하지는 못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고 그 상대방을 관찰하게 된다. 가능하면 눈에 띄지 않게 멀리서 상대방을 보다 이내 가까운 위치로 가서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관계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연인관계가 반드시 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상대방이 잘 받아서 그것을 다시 그 신호를 보냈던 사람에게 돌려보내는 과정을 거쳐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이후에야 비로소 연인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동시에 그 감정이 시작되는 사랑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느 정도 그것을 알아내는데 시차가 있다. 한 사람이 호감으로 사랑을 시작하면 그걸 바라보는 상대방이 그것을 알아채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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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정서 학대-<비올레타>(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 6. 14:14
개봉 전 스크리너 시사회로 먼저 관람하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인생에서 꽤 중요한 존재다. 우리 모두는 갓 태어났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엄마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 먹을 것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것을 알려준다. 다른 무엇보다 엄마라는 존재가 주는 정서적 안정감은 굉장히 중요하다. 사랑이라고 하는 그 감정은 부족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애정결핍이 되고, 너무 넘치면 애정 과잉이 되어 한 사람의 성향을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그래서 우리가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대부분은 따뜻함과 포용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엄마의 사랑은 넘치든 모자라든 큰 영향을 준다. 그럼 엄마에게 아이란 무엇일까. 사실 아직까지 현대사회에서도 엄마는 전통적인 역할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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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아픔의 경계선 위에서...-<보더라인>(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3. 26. 09:52
개봉 전 스크리닝 시사로 먼저 영화를 본 후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순간들을 만난다. 평범한 일상 중에서 특별한 사람이나 순간을 만나기도 하고, 또 지독히 아픈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인생의 희로애락을 누구나 겪으며 산다. 각각의 성향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은 비슷한 듯 하지만 모두 그 깊이가 다르다. 누군가는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분출하려 애쓸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 감정을 마음 깊숙이 묻어 놓은 채 다음 일상을 이어간다. 또 다른 누군가는 우울함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 무수한 감정의 순간들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은 그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글로 써 나간다. 이렇게 무언가를 새롭게 창작하게 하는 건,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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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머릿속에 아름다운 스케치를 만들어가는 것-<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6. 22:20
사랑이라는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만든다. 처음엔 그저 사소한 관계로 시작했지만 그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순간은 마법처럼 아주 짧은 시간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사랑을 서로 확인했을 때 느끼는 희열과 환희는 자신들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온갖 사회적 지위나 위치를 잊게 만든다. 그 사랑엔 계급이나 나이,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나와 동등한 상대방이 있을 뿐이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서로의 손을 잡고 상대방과 서로의 감정을 공유한다. 그렇게 한 번 불타오른 감정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서로의 얼굴을 자꾸 쳐다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안도감을 느끼고 설렘을 느낀다. 그리고 각자가 상대방을 바라보며 우리는 머릿속에 그 사람의 모습들을 기억으로 남긴다. 마치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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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찬란했던 순간으로의 시간여행-<카페 벨에포크>(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2. 16:41
이 리뷰는 개봉 전 스크리닝 시사로 영화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은 평생을 걸쳐 한 사람의 기억 어딘가에 저장되어 수없이 그때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 일이 벌어질 때, 옆에 누가 함께 했고, 같이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은 사소한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반복된다. 그 마음속의 아름다운 영화는 몇십 년이 지나도 그 당시의 느낌이나 생각으로 남아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 한 장면인 그 영화를 누구나 하나씩 마음에 담고 살아간다. 나이가 들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해오던 행위나 일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때, 많은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웠던 그 찬란했던 과거로 회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