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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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높은 영상 속 질낮은 이야기-<더 문>(2023)영화와 맥주 한 잔 2023. 8. 6. 15:58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건 어떤 것일까. 살기 위한 의지가 사그라든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아마도 가족은 다시 살아야 할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다시 직접 만나서 서로를 안고 보듬으면서 일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은 의지를 주기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맡은 일이 국가적으로 기대가 있었던 일이라면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더 힘을 쓰게 된다. 여러 동료를 잃은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목표점에 근접한 남은 인물은 끝까지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은 한국 최초로 달 탐사를 하기 위해 우주로 향하는 우리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호에는 3명의 대원이 타고 있었지만 태양풍으로 인한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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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설정을 진지하게 끝까지 밀어붙이다-<유체이탈자>(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11. 28. 22:06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잊을 때가 있다. 무언가 이루고 싶다는 의지와 집념은 그것에 몰입하게 만들지만 그 사이에 나라는 자아는 잠시 감춰진다. 어쩌면 그건 몰입이 선사하는 멋진 선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그것에 심취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게 되기도 한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 속에서 그래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만드는 건, 그렇게 강한 의지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를 지키고, 또 무언가가 되고 싶어 그것을 이루기 위한 무언가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그 의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의지와 집념, 그리고 자기 자신이 모두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원하는 곳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그 위치를 잊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한 남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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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와 번민, 요괴로 재탄생하다-<제8일의 밤>(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7. 4. 23:30
삶에서 고민이나 걱정거리는 항상 찾아온다. 평생을 살면서 이런 고민들이 없이 살아가는 시간은 많지 않다. 어떤 사람은 그 무수한 고민들의 해답을 찾지 못해 우울하거나 절망하고 또 다른 사람은 그 고민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삶의 방향성을 찾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쉽지 않다. 불교에는 번뇌(煩惱)라는 말이 있다.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을 뜻한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의식주를 비롯해 발생하는 자신의 마음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이 번뇌들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은 상태가 곧 열반의 경지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모든 인간은 마음속에 찾아오는 다양한 번뇌를 각자의 방법으로 억누르거나 조절해가며 살아간다. 이것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억눌러지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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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이미지에 대한 전복-<소리도 없이>(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1. 21. 08:59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판단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긴 시간 만났던 관계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처음 보이는 상대방의 이미지로 판단하게 된다. 상대방의 외모가 호감이 가는지, 행동은 내가 받아들이기에 이상하지 않은지 같은 판단 요소들을 종합하여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추정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대방과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피해야 할지를 결정한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첫 이미지는 꽤 중요하다. 첫인상은 내가 상대방과 어떤 식으로 소통해야 할지를 결정하고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지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처음 만들어진 이미지를 바탕에 두고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만들어가려도 노력한다. 적은 정보를 가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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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벽을 뚫으며 도전하다-<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1. 21. 08:57
직장인들에게 회사는 무엇일까. 누구나 학창 시절을 지나면 취업을 꿈꾼다. 어떤 회사에 소속이 되고 나면 소속감이 생기고 좀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는 그런 과정 안에서 나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더 나아가 내가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회사에 들어가 동기들과 관계를 만들어가고, 직장 선후배와 관계를 해 나가다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을 만나게 된다. 그 과정안에서 개개인들은 최선을 다해 성장하기 위해 애쓴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회사의 특정 위치를 형성하는 과정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여러 사회환경적인 부분이 영향을 미치고 회사의 사정과 사람과의 관계가 영향을 미치게 되어서 다음 과정에서 내가 그것을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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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소재를 잘 살리지 못하다-<도굴>(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1. 18. 14:29
다른 사람의 무언가를 훔치는 일을 보는 건 흥미롭다. 특히 그것을 소유한 사람이 절대 악인이거나 나쁜 행동을 많이 한 사람이라면 그것에 대한 벌을 한다는 의미에서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케이퍼 무비 또는 하이스트 필름이라고 하는 영화들은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훔치는 범죄를 다룬다. 그래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범죄 계획을 세세하게 나누고 그것을 실행할 때 여러 위기를 극복하는 장면, 그리고 결국 성공하고야 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재미를 준다. 영화 은 그런 케이퍼 무비의 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강동구(이제훈)가 중심이 되어 존스 박사(조우진), 삽다리(임원희) 등이 함께 팀을 이루어 서울 선릉 내부에 있는 보물을 찾는 것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강동구는 팀의 리더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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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직전, 삶의 의지를 찾게 만드는 것-<내가 죽던 날>(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1. 14. 09:29
우리가 삶을 살아가다 보면 절망적인 순간들을 만난다. 자의든 타의든 불쑥 찾아오는 절망의 시기는 자신을 어둡게 만들고 주변까지 우울하게 만든다. 그런 절망적인 순간에 대부분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혼자 시간을 보낸다. 술에 의존하거나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우울감은 더욱 심해지고 주변 사람들과는 서서히 멀어진다. 그리고 그 우울한 터널 속에서 고통을 극복하지 못한 어떤 이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절망의 시기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강도에 차이가 있다. 그것이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그것을 맞이하는 당사자에게 크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큰 절망일 것이다. 그 절망 속에서 사람들과 멀어져 가면서도 당사자는 외부에 어떤 방식으로든 신호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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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용의자 엄마의 죄를 변호하다-<결백>(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2. 16:32
힘든 삶이 계속 이어질 때, 그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떠남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그 길이 세상과 연을 끊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살던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다른 삶을 찾는 방법일 수도 있다. 같이 사는 가족에게 폭력을 당하고,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가운데 자신이 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조차 설정할 수 없다면 그 안에서의 삶은 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이 살아가던 터전을 떠나기를 결심하는 것은 굉장히 큰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지만, 깊은 어둠 속에 갇혀있는 사람은 회복될 적은 가능성을 보고 떠남을 결정한다. 그 떠남은 아픔을 낳는다. 남는 가족은 떠나는 사람을 최대한 막아보려 하지만 그 어둠 속에 있기를 강요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