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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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들, 이민자-<발렛>(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9. 3. 16:27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민자의 모습은 그렇게 좋지 않다. 대부분 막노동이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이미지를 가진 그들은 한국 사회 안에서도 그렇게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 미국에서도,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이민자라고 하면 중국이나 동남아 국적을 가진 이들이 많이 떠오르는 반면, 미국에서는 아시아권과 남미의 이민자들이 많이 떠오른다. 워낙에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회를 구성한 국가의 특성상 한국보다는 좀 더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미국에서의 이민자들의 이미지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이민자들의 직업과 이미지는 그들에 좋지 않은 선입견을 덮어 씌운다. 그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낮은 계급과 지위라는 두꺼운 필름이 덧붙여져 있다. 그건 개인의 문제라기 보단 사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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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이야기를 살짝 비튼 로맨스-<러브하드>(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 8. 00:48
우리 모두는 자아를 가지고 있다. 태어난 이후, 나 자신에 대해 서서히 알게 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나 평가도 가지게 된다. 자아라는 것, 즉 나 자신이라는 것은 유아기,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조금씩 그 모양이 만들어진다. 어쩌면 죽기 직전까지도 그 자아의 모양은 계속 변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느 정도 자신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나면 자아를 가만히 들여다볼 기회도 생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가진 자아가 어떤 모양인지를 보면서 그것에 대해 평가를 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를 듣고 싶어 한다. 그 자아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꽤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자아의 모양을 바꾸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자아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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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와 상처 속 인물들의 버라이어티한 티키타카-<장르만 로맨스>(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11. 6. 18:11
개봉 전 시사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과정은 예상할 수 없다. 오늘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 친한 사람이 될지, 사랑하는 사람이 될지, 아주 먼 관계가 될지 알 수 없다. 그저 서로 대화를 하고 같이 무언가를 해 나가면서 조금씩 그 관계를 알게 될 뿐이다. 그러다 어떤 사람과는 가까워짐을 멈추고 심지어는 밀어내는 경우도 생긴다. 어쩌면 그 일련의 과정은 우리 내면에 가지고 있는 관계에 대한 본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생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한참이 지나고 보면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몇 안 남는다. 그 관계의 끝을 보기 위해 그렇게 무수한 소통을 해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무수한 소통과 관계 속에서 사랑이라는 좀 더 깊은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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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혼란을 담은 아름다운 영화-<남색대문>(2002)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8. 15. 21:02
개봉 전 시사회에서 먼저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어떤 소녀가 자신의 친구가 좋아하는 소년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친구와 만나보지 않겠냐고 묻는다. 거리낌 없이 소년에게 다가간 소녀는 자신의 친구를 불러보지만 친구는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그런 소녀의 행동이 귀엽다. 그리고 소녀의 친구는 존재하지 않고 그저 이 소녀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싶어서 핑곗거리로 만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녀는 정말 자신의 친구가 그 소년을 좋아한다며 다시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본 소년은 소녀를 쫓아가며 계속 대화를 나눈다. 이 장면은 영화 의 한 장면이다. 영화 은 고등학생 멍커로우(계륜미)와 장시하오(진백림) 그리고 멍커로우의 친구 린위에전(양우림)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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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30대 커리어 우먼의 이야기-<이지파 생활>(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8. 11. 22:32
중국 드라마 의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캐릭터들을 놓아주는 것이 꽤 오래 걸렸다. 구자와 만니, 샤오친, 세 여성의 이야기는 중국의 현재 사회상을 보여주면서도 한국에 있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 공개된 중국 드라마 도 와 비슷하게 캐릭터에 정을 붙일 수 있는 드라마다. 33살의 여성 선뤄신(친란)이 주인공인데, 대도시 상하이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이다. 관리자 직급이고 싱글이다. 선차장이라고 불리는 이 여성의 이야기는 에서 만니의 캐릭터를 가지고 와 좀 더 집중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의 만니는 드라마 말미에 자신을 위해 좀 더 공부하는 것을 택했다. 서른이 된 시점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에 좀 더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신의 나이, 환경, 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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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에 보면 좋은 영화-<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2. 16:45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봄은 찾아온다.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정세이고, 또 그 와중에 누군가와 이별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각자가 맞이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 찾아온 봄을 우리는 제대로 맞이하기 어렵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가 되어 있는 지금, 날씨는 꽤 따뜻해졌고 하늘은 맑다. 그리고 여러 가지 꽃들이 피기 시작해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이렇게 따뜻한 봄날, 집 위주의 생활을 해 나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그것을 버틸 수 있는 건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크기의 화면 들일 것이다. 컴퓨터 모니터, TV 등의 화면 속 많은 드라마, 영화, 프로그램을 보면서 위로를 받고 때론 의지한다. 그런 기기는 시간을 보내주는 친구지만, 무엇보다 이런 상황을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게 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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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찬란했던 순간으로의 시간여행-<카페 벨에포크>(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2. 16:41
이 리뷰는 개봉 전 스크리닝 시사로 영화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은 평생을 걸쳐 한 사람의 기억 어딘가에 저장되어 수없이 그때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 일이 벌어질 때, 옆에 누가 함께 했고, 같이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은 사소한 하나하나가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반복된다. 그 마음속의 아름다운 영화는 몇십 년이 지나도 그 당시의 느낌이나 생각으로 남아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 한 장면인 그 영화를 누구나 하나씩 마음에 담고 살아간다. 나이가 들고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해오던 행위나 일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때, 많은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웠던 그 찬란했던 과거로 회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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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한 실패에도 나 자신을 사랑하기-<엔딩스 비기닝스>(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7. 2. 16:31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늘 쉽지 않다.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많은 시간을 취업과 성공을 위해 투자한다. 그런 삶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나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성공의 길을 가게 될지를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찾아갈 때마다 새로운 직업을 찾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그렇게 복잡하고 어렵게 반복되는 삶은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한 태도나 감정을 찾아나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나라는 존재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성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취향을 확인하고 그것을 더욱 굳혀간다. 내가 사랑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사랑받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