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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을 쟁취하여 능력을 발현하라!-<프로젝트 파워>(2020)영화와 맥주 한 잔 2020. 8. 31. 09:44
누구나 자기만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너무 작아서 티가 나지 않을 수도 있고, 능력을 키워 크게 만든 사람들을 그 능력을 뽐내며 자신만의 길을 간다. 그 능력이 크고 작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그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서 무언가를 성취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능력들을 직업이라는 사회적 틀을 통해서 발휘한다. 사회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을 깔아주고 그것이 개인들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게 돕고, 또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능력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사후적으로 교육이나 우연한 기회에 개발된 것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찾으려 애쓴다. 어린 시절부터 그 능력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하게 되는데 어쩌면 그 과정에서 부모와 본인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정확히 비례해서 능력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하나의 능력을 발견해 내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이런 특정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면 누구든지 그것을 시도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것도 시간과 노력을 특별히 낭비하지 않고 아주 작은 알약 하나로 특정 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든지 그 알약에 혹하게 된다. 그것의 위험성은 뒤로 하고라도 자신이 돋보이고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 위험한 알약을 한 번쯤은 시도해 볼 것이다.
개인의 능력을 발현시켜주는 약에 대한 이야기
영화 <프로젝트 파워>는 개인에게 특정한 능력을 부여하는 알약에 관한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알약은 한 알 먹으면 그 알약에 담긴 어떤 특성으로 인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몸의 능력 중 하나가 극대화되어 초능력으로 발현된다. 알약을 먹기 전에는 자신에게 어떤 능력이 발현될지 알지 못하고, 알약을 먹어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해도 그것이 활성화되는 시간은 약 5분 정도의 짧은 시간뿐이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소녀 로빈(도미닉 피시백)은 우연히 얻게 된 이 특수 알약을 몰래 판매하면서 당뇨병 환자인 어머니의 치료비를 벌고 있다. 여러 고객이 있지만 특히 경찰인 프랭크(조셉 고든 래빗)에게도 판매를 하며 나쁜 구매자로부터 프랭크의 보호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별개로 약의 제조자들을 찾는 아트(제이미 폭스)는 자신의 딸이 그들에게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혼자 그들을 추적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이 세 인물이 한 자리에 모이는 중반 이후까지 각각의 서사를 보여주며 서서히 도약을 준비한다.
로빈은 영화 속 능력을 발현하게 해주는 인물이다. 그는 어리지만 자신이 상대하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를 직감으로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 영화 속 주요 인물 중 이 약을 복용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 인물은 로빈뿐인데, 그는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자신의 능력만으로 상대방의 의도나 마음을 알아채 버린다. 그래서 위험한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약을 복용하면서 사람을 구하는 프랭크와 약의 제조자를 찾는 아트가 선한 의도를 지녔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고 그들의 일을 돕는다. 로빈은 불법 약물을 판매하는 중개인이지만 그 의도만큼은 순수한 인물이다. 그가 불법 약물을 파는 것에 대해 정당성을 가질 수 없기에 프랭크와 아트에게 적당히 이용되지만 그 순수한 목적과 성향 때문에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특이한 인물이다.
영화 속에서 발현되는 능력들은 대부분 초능력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신체적인 능력의 한 부분이 극대화되는데, 특히 프랭크는 약을 먹은 이후 몸이 방탄처럼 변한다. 이 능력은 그가 택한 직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어서 그는 꽤 자주 약을 복용하게 된다. 이야기 내내 이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되지 않지만, 일단 복용을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계속해서 이 약의 능력에 의존하려 한다. 즉, 자신의 능력을 자기 스스로 발현되기보다는 약의 효과에 이끌려 이것이 극대화시켜주는 능력만을 신뢰할 뿐이다. 그래서 어떤 위험이 닥쳤을 때 이들 모두는 알약을 삼키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그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
각자의 특성대로 약을 바라보는 세 인물
프랭크가 약의 긍정적인 측면을 신봉하는 사람이라면, 아트는 그 대척점에 있다. 약의 능력이 남용되면 부작용과 능력 과잉으로 인해 사회가 엉망이 될 거라고 믿는 그는 그저 온전한 자신의 능력으로 잡혀있는 딸을 잡고자 한다. 약을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돈을 버는 사람들을 증오하며 그들을 이용해 약의 최초 제공자를 조금씩 추적해 나간다. 그는 약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가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로빈을 만나고 또 그로 인해 약의 긍정적 힘을 믿는 프랭크까지 만나면서 자신과 입장이 조금씩 다른 사람들과 일종의 팀을 형성하게 된다.
사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약은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가진 것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리고 짧게만 능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 물론 여러 개의 알약을 먹는 경우에는 과용으로 인해 부작용이 생긴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거나 시스템의 허가를 받지 않는 불법 약물이다 보니 다양한 인물들이 약을 복용하고 또 활용되는데, 그 쓰임새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능력으로 밖에 활용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매우 복합적인 능력이 필요한 이 사회 시스템에서는 이 약의 개발이 전체적인 발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영화도 이 약을 불법 무기 정도로만 활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어쩌면 이 영화 자체가 사람들이 평생 능력에 대한 갈망을 잘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약을 개발한 집단은 약의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어둠의 채널로 약을 무료로 배포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자신에게 어떤 능력이 발휘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은 약의 복용으로 이어지고 자신의 능력이 어떤 모습이든지 한 번 복용하면 계속 복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발현되는 능력은 짧지만 매우 효과적이고 뚜렷하기 때문이다. 즉, 약이 있으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고민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진다. 영화는 내내 능력을 발휘하여 어떤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특정 약에 의존해야만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결국은 자신의 진정하고 영구적인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 약에 의존한 능력으로는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
팀업으로 상대방을 믿음으로서 약이 아닌 상대방의 능력을 극대화 인물들
그래서 영화의 후반부는 등장인물 혼자 만의 힘으로 어떤 일을 해결하기보다는 팀을 구성하여 상대방을 믿고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자신의 능력만을 믿기보다는 상대방의 눈이 되어 주고, 힘이 되어 주고, 방탄막이 되어주는 팀업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달려간다. 이 처럼 우리 모두는 자신의 능력보다는 상대방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켜주고 또 서로를 지켜주는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사람과 사람 간, 서로에게 의존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영화 <프로젝트 파워>는 초능력을 다루지만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인물들을 배치하고, 그 초능력이 약에 의해 아주 짧은 시간만 발현된다는 특성을 가져와 꽤 신선한 접근을 하고 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나 각 인물들의 능력들은 과거 히어로 영화들과 기시감이 들지만, 이 영화 만의 특성을 잘 살려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래서 익숙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을 강조하면서 영화를 끝까지 흥미롭게 보게 만든다.
오랜만에 장편 영화로 돌아온 조셉 고든 래빗은 정의롭지만 약에 의존하는 경찰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과거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로빈으로 등장했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진중한 분위기로 신뢰 가는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반면 아트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는 어떤 인물인지를 처음부터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보는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주는 인물에 적합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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