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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의 다른 모습들-<더 브릿지>(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1. 13. 22:22
우리는 살면서 때론 피해자가 되고 때론 가해자가 될 때도 있다. 어느 누구도 가해자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가해자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비록 범죄나 심각한 폭력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우리는 종종 억울함을 느낄 때가 있고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작은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그런 사소한 문제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용서해가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얻고 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겪는 아주 일상적인 인간관계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관계에서 서로 생각이 많이 달라질 때가 있다. 서로 오해가 깊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관계는 점점 멀어진다. 다시 예전의 그 관계로 돌아가려고 서로 시도하지만 다시 과거와 같은 관계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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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새로운 블랙팬서의 등장을 설득해낸다-<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1. 9. 23:52
엄청나게 힘든 순간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 특히나 주변 가족들이 하나둘씩 병에 걸리거나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 남은 가족들의 상실감은 엄청나다. 그렇게 아주 가깝게 마음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면 많은 시간을 애도와 마음 정리해 보내더라도 그 상실감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자신을 떠나 더 이상 볼 수 없는 그 사람이 하려던 꿈이나 목표를 대신 이뤄줄 수도 있고 그가 했던 일들을 기억하면서 그 트라우마를 멀리 쳐내려는 시도는 그 상실감을 벗어나려는 최소한의 몸부림이다. 아마도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상실감이 가족의 죽음일 것이다. 영화 는 죽은 가족의 상실감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1편에서 블랙팬서였던 티찰라(채드윅 보스만)는 영화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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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자백>(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1. 6. 13:45
우리는 주변에서 다양한 사건사고들을 본다. 대중매체의 발달로 개인이 겪은 끔찍한 일들도 아주 세세하게 전달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도 대중적으로 급속히 퍼지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다시 그것을 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된다. 아마도 현대 사회의 매체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고 인간이 가진 호기심이 더더욱 그것을 외면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사건사고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일이고 완전히 외면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어떤 사고나 참사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그 끔찍한 일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면 그것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는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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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첫사랑의 아련함-<20세기 소녀>(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0. 27. 22:47
누구나 그리운 시기가 있다. 꼭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뿐만은 아니다 그때의 공기, 촉감 감정들이 순간순간 갑자기 떠오르는 때가 있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일 수도 있고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일 수도 있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시절의 기억은 마음속에 남는다. 아픈 기억과 즐거웠던 기억이 교차로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그때의 분위기에 빠져보기도 한다. 그건 현재의 나를 만든 과거이자 지금의 감정을 만들어낸 작은 조각이다. 그 아련함은 젊음을 누리던 시기에 아직 미완의 상태였던 나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건, 첫사랑이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최소한 한 사람 정도는 있을 첫사랑이라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을 빛나게 한다. 그 사람과 같이 있으면 무엇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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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은 좋지만, 이야기는 여전히 아쉬운...-<블랙 아담>(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0. 23. 22:44
세상을 이끌어가는 건 무엇일까. 현실에서는 많은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앞에 서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을 만들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일반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가진 막강한 힘과 자본은 일반인들이 하는 문제제기나 제안을 거부하고 묻어두려 하지만 그런 문제가 계속 지속되면 한 순간에 폭발해버리기도 한다. 그때는 누군가가 영웅처럼 나타난다. 그건 사회운동가일 수도 있고 기업인일 수도 있다. 힘을 가진 사람들에 대항하는 일반인들은 개개인의 힘은 없지만 각자가 가진 힘을 합하면 권력자들보다 더 큰 힘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생긴다. 그럼 어떤 정의가 맞는 걸까. 그건 아무도 명확히 알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영웅이 등장했을 때, 그 인물이 정말 옳은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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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버스로 표현한 무한한 가능성-<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0. 19. 22:06
우리는 일상을 지나면서 다양한 생각을 한다. 과거의 행동이나 모습, 현재의 행동이나 모습, 미래의 모습 같은 것들을 생각하며 때론 후회도 하고 또 잘 되었다는 생각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생각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들이 늘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간다. 특히나 나 자신의 과거와 미래 상황에 대해서도 다양한 생각을 한다.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때, 그것을 선택한 나의 모습과 선택하지 않은 나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과 머릿속에 그려지는 선택 이후 바로 그 순간의 모습이 결정된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마다 그런 크고 작은 결정을 하면서 지나간다. 그런 생각과 상상의 중심에는 현재가 있다. 우리가 결정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지난 이후, 그것이 실패든 성공이든 어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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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절망에 감염된 사람들-<스마일>(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10. 8. 15:33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전염성이 있다.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나쁠 때 그리고 우울할 때 느끼는 감정들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 전달된다. 내가 가진 감정을 말로 표현할 때도 있지만 표정과 몸짓에서 드러나는 그 감정은 은은하게 주변에 스며든다.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되지만 잘 모르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그 감정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 일상에서는 그것을 느끼기가 조금 어렵겠지만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방문하는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연장은 감정이 퍼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그런 장소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동질감은 굉장히 빠르게 전체 공간으로 퍼져나간다. 그렇게 희로애락은 강하게, 때론 조금 은은하게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영향을 주고 있다. 여러 감정 중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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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이야기-[수리남](2022)영화와 맥주 한 잔 2022. 9. 16. 15:57
넷플릭스에 공개된 [수리남]은 에너지가 넘치는 시리즈다. 한 번 시작하면 그 힘에 이끌려 6편을 내리 정주행 하게 만드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정주행 욕구가 든 시리즈였다. 마침 개봉된 시점이 추석 연휴 직전이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넷플릭스에서 찾아봤을 것 같다. 여기에 개봉한 영화도 한 편 밖에 없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이밍에 공개를 했다. 추석이 지나고 여기저기서 여러 가지 평이 들려온다. 정말 많은 사람이 본 것 같다. 웬만해서는 이렇게 까지 이야기가 되지 않는데, [수리남]에 대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각 배우들이 너무 잘하는 역할 혹은 그동안 해왔던 역할의 캐릭터를 맡아 기시감이 느꼈다는 평도 있었고, 이야기의 허점이 있었다고 평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