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
-
좀비 뚫고 금고터는 이야기, 반만 성공-<아미 오브 더 데드>(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5. 30. 23:32
중학교 때부터 동네 비디오 대여 가게를 자주 방문해 영화들을 빌려봤다. 우연히 조지 로메로 감독의 (1978)을 빌려봤고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 느릿느릿한 좀비가 사람들을 먹으려 다가오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피해 보지만, 주인공들은 엄청나게 많아진 좀비 무리로부터 다 도망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사람이 사람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있는 사람끼리 싸우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내 머릿속에 강력하게 잡아둔 것 같다. 쇼핑몰에 모여 필요한 생필품을 얻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얻었지만 내부 싸움으로 외부의 좀비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좀비 영화들을 빌려봤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영화들도 있지만, ..
-
돌아온 분질 패밀리의 화려한 액션-<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5. 23. 22:28
삶에서 믿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처음 태어나서 가장 믿어야 하는 존재는 부모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정성껏 보호하고 키워낸다. 그 아이가 조금씩 성장하여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부모 이외에 믿을 수 있는 존재들을 하나둘씩 만나게 된다. 형제자매나 친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분야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모두 그 신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신뢰에 금이 가는 상황도 생긴다.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사이가 멀어져 서로 등을 지고 심지어는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그렇게 꽤 긴 시간 동안 여러 과정을 통해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둔다. 일종의 가족으로도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진짜 가족처럼 자주 만나고 교류하면서 서로 도움을 준다. 서로 다투는..
-
광장 공포증인 그녀가 집 밖으로 나오게 된 이유-<우먼 인 윈도>(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5. 19. 21:57
누구나 어떤 것에 대한 공포는 조금씩 가지고 있다. 유령이나 괴물 같은 특정한 존재를 두려워하기도 하고, 어떤 상황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이런 공포심은 어떤 사고나 특정 상황에서의 일을 경험하고 나서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다. 이 공포라는 감정은 사람을 위축되게 해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작용으로 시작되는 것이지만 한 사람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특정 상황에 공포를 많이 느끼는 사람은 과거에 그저 마음 약한 사람 정도로 치부되었었는데 최근에는 무언가에 심하게 공포를 느끼는 것에 대해 의학적으로 접근하여 정신과 치료를 하기도 한다. 어떤 것에 대한 공포심 또는 피하고 싶은 것을 영어로는 포비아(phobia)라고 한다. 특정 상황이나 대상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혐오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
-
경찰을 처단하는 직쏘 모방범-<스파이럴>(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5. 16. 21:59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도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살아가며 누구나 하나 즘은 잘못을 하면서 살아간다. 아주 큰 범죄가 될 수도 있지만 말실수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작은 무언가를 몰래 가져오는 것 같은 아주 사소한 일들도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잘못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잘못을 인지하고 사과를 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마다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잘못을 인지했더라도 은근슬쩍 그냥 그 순간을 넘기기도 한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법을 만들고, 그것에 위반되는지를 사법기관에 판단을 요청한다. 그리고 잘못이 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이 일련의 과정은..
-
트라우마와 싸우는 두 사람의 이야기-<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5. 12. 22:13
누군가가 눈 앞에서 죽음을 목격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이런 죽음을 목격하는 것 자체가 보통의 삶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장면은 아니다.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사고를 목격하는 것도 그것을 목격한 개인에게는 큰 타격을 준다. 개인의 머릿속에 남아서 계속 그 장면을 반복해서 떠올리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생성된 트라우마는 꽤 오랜 기간 당사자를 괴롭힌다. 옆에 있는 사람들의 위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개인에게는 큰 싸움이자 전투와도 같다. 특히 누군가의 사고를 보고 경험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끔찍한 일들을 종종 목격한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있고, 특히나 재난 상황에서 누군가를 구해야 하는 소방관들은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 자주..
-
원작보다 발전하지 못한 리메이크-<모탈컴뱃>(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5. 2. 22:17
영화 은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게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꽤 폭력적인 격투 게임이었던 모탈컴뱃은 게임 캐릭터의 여러 동작들을 실제로 촬영하여 게임 속으로 넣어 구현했다. 때리고 피가 튀는 모습을 꽤 잔인하게 묘사했던 게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많이 플레이했던 게임이다. 다양한 나라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한국에서의 인기는 그것보다는 좀 덜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마니아층이 만들어져 게임을 즐기고 나온 영화도 즐겼다. 과거에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 본 적이 있다. 좀 괴상해 보이는 CG가 이질감이 들어 조금 해보고는 이내 그만둬 버렸지만 그 당시 개봉했던 영화를 본 기억은 남아있다. 그 당시에는 신기하게 느껴졌던 여러 CG들과 효과들은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는 배우 크리스토퍼..
-
물회가 연결해 준 두 남녀의 끝-<낙원의 밤>(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4. 15. 23:01
삶은 늘 의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가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조금씩 틀어져 어느 정도의 시점이 지나고 돌아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위치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써도 그 방향은 잘 틀어지지 않는다. 정말 운이 좋다면 방향을 틀어 조금 더 자신이 바라던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여러 예상하지 못한 일들로 그 자리에 머무르거나 혹은 더 안 좋은 일들을 경험하며 더욱 위축되게 된다. 이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모습이다.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삶의 방향을 바라보고 현재의 삶을 지탱해가지만 어떤 시점에서는 실패를 각오하면서 바라보는 방향을 바꿔야 하는 때가 온다. 그렇게 자신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는 그때, 옆에는 가족이 있..
-
한 가장의 숨겨둔 분노 표출기-<노바디>(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4. 10. 21:25
결혼생활이 꽤 오래 지나면서 아내 또는 남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시기가 온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부모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고 뭔가 대단한 걸 해주길 바란다. 어쩌면 인생의 권태기라고 부를 수 있을 그 시기는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조금은 힘든 시기다. 그런 과정에서 부부는 점점 관계가 멀어지고 아이들과도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럴 때면 진정한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그것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으려 하기도 한다. 영화 의 주인공 허치(밥 오덴커크)는 아내 레베카(코니 닐슨)와 권태기를 겪고 있고, 아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어느 날 강도가 들었을 때, 강도를 방망이로 제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놓아주자 아들은 더욱 아빠를 무시한다. 특히 영화 초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