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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가 비극을 기억하는 방법-<좋은 빛, 좋은 공기>(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4. 19. 19:08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개봉 전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주 가깝게 세월호 사건은 벌써 7주기가 되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그때 세월호의 모습은 잊기 힘든 장면이다. 하지만 여전히 진상규명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망자를 완전히 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어떤 사람들은 이제 이만 그 일을 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그 일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누구의 잘못으로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지 못한다. 원인을 파악하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려는 일련의 노력들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비로소 그것이 다음 한 발자국을 떼어 걸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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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가 연결해 준 두 남녀의 끝-<낙원의 밤>(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4. 15. 23:01
삶은 늘 의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가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조금씩 틀어져 어느 정도의 시점이 지나고 돌아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위치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그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써도 그 방향은 잘 틀어지지 않는다. 정말 운이 좋다면 방향을 틀어 조금 더 자신이 바라던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여러 예상하지 못한 일들로 그 자리에 머무르거나 혹은 더 안 좋은 일들을 경험하며 더욱 위축되게 된다. 이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모습이다.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삶의 방향을 바라보고 현재의 삶을 지탱해가지만 어떤 시점에서는 실패를 각오하면서 바라보는 방향을 바꿔야 하는 때가 온다. 그렇게 자신이 어떤 방향을 바라보는 그때, 옆에는 가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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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장의 숨겨둔 분노 표출기-<노바디>(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4. 10. 21:25
결혼생활이 꽤 오래 지나면서 아내 또는 남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시기가 온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부모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고 뭔가 대단한 걸 해주길 바란다. 어쩌면 인생의 권태기라고 부를 수 있을 그 시기는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조금은 힘든 시기다. 그런 과정에서 부부는 점점 관계가 멀어지고 아이들과도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럴 때면 진정한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그것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으려 하기도 한다. 영화 의 주인공 허치(밥 오덴커크)는 아내 레베카(코니 닐슨)와 권태기를 겪고 있고, 아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어느 날 강도가 들었을 때, 강도를 방망이로 제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놓아주자 아들은 더욱 아빠를 무시한다. 특히 영화 초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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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스승과 이상주의 제자의 이야기-<자산어보>(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4. 7. 23:18
삶은 배움의 연속이다. 유치원을 시작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들어가서는 초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 폭넓은 지식을 습득해 나간다. 그렇게 알게 되는 지식은 개인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준다. 다양한 종류의 책과 이론들을 배워나가면서 사람마다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배워 나간다는 것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의 선택지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던 조금씩 앞으로 나가다 보면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그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를 어느 순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에 또다시 향후의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놓인다. 그래서 무언가를 평생 배워나간다는 것은 자신의 선택지를 계속 늘려가는 것이라고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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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격투를 바라보게 만드는 두 괴수-<고질라vs.콩>(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3. 29. 21:07
어린 시절부터 인간 이외의 존재들이 나오는 영화나 시리즈물을 좋아했다. 외계인, 좀비, 공룡 그리고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한 편으론 무서웠지만 눈을 감으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괴물이 나오는 괴수물은 특촬물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 시리즈를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보면서 악당 괴수와 싸우는 로봇의 활약에 꽤나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거대한 괴수가 등장했을 때, 저걸 이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혹여 우리 편이 지면 어쩌나 걱정하며 봤다. 괴수물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잘 짜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육중한 몸을 통해서 전달되는 타격감과 약간의 공포심일 것이다. 괴수가 높은 건물들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그것을 막기 위해 출동한 다른 괴수 혹은 로봇이 대결을 벌이면 그 일대는 초토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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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개인의 투쟁기를 담다-<그리고 방행자>(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3. 27. 21:24
스크리닝 시사로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할 때가 있다. 부당하게 자신의 것을 빼았겼거나, 불이익을 받을 때 그리고 자신의 친한 지인이나 가족이 어떤 피해를 당할 때면 그것에 대항하여 투쟁을 해야 한다. 그것은 법적인 투쟁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적 시위 형태가 될 수도 있다. 그 투쟁의 경중은 있겠지만 누구나 어떤 기관이나 개인에게 불만을 토로하거나 논쟁을 하는 것도 개개인의 작은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권리나 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해나가는 데는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 투쟁이 성공하든 성공하지 않든 삶은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되고 그 상황에 적응해서 살아가게 된다. 그 영향은 그대로 자녀에게도 전달되어 어떤 에너지를 선사한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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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아픔의 경계선 위에서...-<보더라인>(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3. 26. 09:52
개봉 전 스크리닝 시사로 먼저 영화를 본 후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순간들을 만난다. 평범한 일상 중에서 특별한 사람이나 순간을 만나기도 하고, 또 지독히 아픈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인생의 희로애락을 누구나 겪으며 산다. 각각의 성향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은 비슷한 듯 하지만 모두 그 깊이가 다르다. 누군가는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분출하려 애쓸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 감정을 마음 깊숙이 묻어 놓은 채 다음 일상을 이어간다. 또 다른 누군가는 우울함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런 무수한 감정의 순간들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은 그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글로 써 나간다. 이렇게 무언가를 새롭게 창작하게 하는 건, 인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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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영화와 맥주 한 잔 2021. 3. 21. 20:03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모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을 발현시켜 세상을 구하는데 힘을 쓴다.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혼란을 겪게 된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을 견뎌야 하고, 자신의 능력이 정확히 어디까지이고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혹시나 그것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능력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다치거나 떠날 수 있다는 두려움도 같이 느낀다. 어쩌면 이런 영웅의 서사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찾은 사람은 그 사람대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안고 ..